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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공연&전시

[생태미술 프로젝트] 게으름이 초대한 생태미술 프로젝트

by Delphi_Hotti 2024.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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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언제 또 오냐 이것도 봐보자

 

2층의 호남의 기억과 시간 전시관을 나와 1층을 향하는 바로 눈에 보이는 큰 팸플릿에 분주하게 움직이던 다리를 멈추고

팸플릿을 들어본다.

사실 이번 시립미술관에 온 목적은 2층의 호남 기억과 시간의 그림을 보러 온 거였지만 이렇게 다른 전시회도 하고 있으니 시간이 있을 때 보자라는 생각으로 [생태미술 프로젝트] 특별전 전시관으로 들어섰다.

생태미술 프로젝트 입구

 

[생태미술 프로젝트]라는 이름과 같게 처음에 등장하자 보이는 건 자연 속에서 찍은 푸릇한 나무와 풀 사진과 그 속에서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동물의 사진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그리고 생태계로 꾸며진 전시 작품 공간을 지나가면 [생태미술 프로젝트]와는 이질적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나무 위에 켜져 있는 네온사인들을 사진처럼 볼 수 있다.

푸르른 생태 속 사진과 전시만 보다가 갑작스럽게 나온 네온사인이라 그런지 더욱 이국적으로 느껴지면서 눈길이 자연스럽게 갔다.

나무에 올려진 네온사인

 

그렇게 이번 전시회의 목적과는 다르게 이국적인 작품을 지나가면 이번에는 비밀의 방으로 빠지게 된다.

자그마한 문을 통과하자 영화 타이타닉에서나 썼을법한 오래된 상자들 주위 밝은 조명아래 꽃이 놓여 있다.

사실 이 상자들은 벌들을 키울 때 쓰는, 양봉을 할 때 사용하는 상자들로 사라지는 벌들을 걱정하면 보여주는 작품 중하나였다.

수많은 벌집상자들 사이 밝은 조명 아래에 피어나 있는 꽃은 있어야 할 벌들이 없는 초라한 꽃으로 보였다.

 

 

벌집 상자들 사이 초라하께 피어난 꽃

 

이후 벌집 상자들 사이를 조금만 헤쳐나가면 6 각형의 프레임 속에서 품위 있게 기다리고 있는 옷 한 벌을 볼 수 있다.

이 품위 있는 옷은 멀리서 봤을 때 스스로를 빛내며 서있었지만 가까이 다가가니 빛나는 옷보다는 풀로 뒤덮여 푸르른 옷에 더욱 가까운 느낌을 받았다.

옷의 색감은 빛나는 노란색에서 푸르른 초록색으로 바뀌었지만 그 옷에서 뿜어져 나오는 품위는 여전히 옷이 상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품위를 내뿜는 풀로 덮인 옷

 

[생태미술 프로젝트]는 생각보다 그렇게 많은 작품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사진을 덜 찍고 잘 모르기 때문에 지난 친 작품도 많지만 2층에서 본 호남의 기억과 사진보다는 빠르게 전시회를 나와 시립 미술관의 출구로 향했다.

 

전시회에서 찍은 사진을 되돌아보니 역시 모르던 것을 보고 느끼고 나만의 생각으로 변환해 가는 과정들은 

내가 즐길 수 있는 좋은 취미라고 생각이 된다.

몇몇 사람들은 혼자서 미술관, 전시관에 가는 나를 이해를 못 하고 어떨 때는 고립이 된 것처럼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나의 취향을 알아가고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이런 시간들은 누구에게나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나는 생각한다.

 

올해의 첫 번째 미술관 여행, 재미있었던 만큼 하나의 성취를 이룰 수 있어서 값진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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