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트러스트
저자 : 에르난 디아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열중에 일곱은 영화도 좋아할 거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매체가 영상인지 아니면 글인지, 방법은 다르지만 서사를 이끌어나가 결론에 다다른다는 것은 두 방법 모두 흥미와 재미를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도 그들 중 한명이다.
책 속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눈으로 바로 인지할 수 있는 영상매체에 대한 나의 사랑은 책에 대한 사랑과 견줘봐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동진 평론가를 안 들어본 사람은 없을 거다.
그리고 이 평론가 L은 자신의 유튜브에서 2023년 자신이 뽑은 베스트 책을 선정하게 되는데 그중 한 권이
오늘 소개할 [트러스트]라는 책이다.
[트러스트]라는 책은 재미있는 구성을 가지고 있다.
- 1장 - 헤럴드 배너의 채권
- 2장 - 앤드루베벨의 나의 인생
- 3장 - 아이다 파르텐자의 회고록
- 4장 - 밀드레드 베벨의 선물
각 장은 재미있게도 글을 쓴 이들이 모두 다르다.
장의 글쓴이가 다른만큼 각각 같은 이야기 통해 다른 장르를 가지고 결론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독자는 페이지를 넘겨가며 자각해 나간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각 장의 느낌은 1장은 로맨스 소설, 2장은 앤드루 베벨의 자서전, 3장은 파르텐자라는 작가의 추리소설 그리고 마지막 4장은 밀드레드의 기억으로 한 가지 사건을 가지고 여러 장르를 통해 보여주면서 책은 결론에 다다른다.
[트러스트]라는 책은 위와 같은 구성으로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그 속에 숨겨진 내용을 알게 된다면 더욱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주인공은 1920년대 미국의 금융가에서 일어난 사건을 소재로 하여 "돈"이라는 수단이 사람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지 피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앤드루베벨은 책에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서 자신의 실수를 실수가 아닌 것으로 현실을 구부릴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그는 자신의 "돈"을 사용하여 현실을 구부리지만 그중 가장 강력한 수단이 바로 "글"이다.
앤드루베벨은 해럴드 배너의 "글"을 통해 왜곡당한 현실을 똑같은 수단을 사용하여 자신에게 유리하게 현실을 구부리려고 노력한다. 물론 막강한 "돈"을 가진 앤드루는 "글"이라는 무기와 함께 해럴드의 모든 움직도 막는다는 점이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이라는 수단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얼마나 강력하고 위험한 건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1~3장까지가 "글"이라는 수단이 얼마나 강력하지 우리를 일깨워줬다면 나는 제4장에서 밀드레드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물음을 던졌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1~3장까지 읽으면서 음침한 의심을 가진채로 쉬지 않고 책장을 넘겨간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우리는 밀드레드의 이야기를 통해 사건의 전말을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밀드레드의 이야기가 앤드루와 같이 그녀에게 유리하게 현실을 구부린 글이라면...?
글을 통해 밀드레드 자신의 정신이 나간 것을 감추고 오히려 그녀 자신의 총명함을 보여주고 열등감에 빠진 앤드루의 모습을 표현한 거라면...?
이처럼 책은 피상적으로 "돈"이라는 수단이 강력함을 보여주지만 더욱 깊은 곳에서는 "글"이라는 수단의 위험성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던 생각을 글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책을 마무리했다.
조금은 비약적인 생각이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러한 생각도 나름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잘 살렸다고 생각하니
기회가 된다면 소설책이라도 써야 할까 싶다.
정말 써보고 싶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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