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침묵 : 거룩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길...
제목 : 침묵
저자 : 엔도 슈사쿠
종교가 한 나라에 뿌리 깊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할까?
대한민국에서는 특이하게 가톨릭이라는 종교가 신부가 직접 찾아와 선교활동을 통해 퍼져나간 것이 아닌
신자들이 직접 독학을 하고 신앙심을 가져가면서 사람들에게 선교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잘 알려져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많은 피와 땀을 흘렸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에는 가톨릭이라는 종교가 어느새 깊은 뿌리를 가지고 복음을 전파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웃나라 일본은 어땠을까?
지금의 일본은 가톨릭을 믿는 인구수가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일본이라는 나라에 가톨릭을 뿌리 심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오늘 소개하는 책 [침묵]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책에서는 일본에서의 선교활동이 금지되고 가톨릭 신자라 고하면 끔찍한 고문을 자행하면서 배교를 강요하고 있다.
하지만 끝끝내 배교를 거부할 경우에는 죽임으로써 다른 신자들과 비신자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며 당시에 일본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가톨릭이라는 종교를 배척하고 있는지 묘사와 몇몇의 사건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일본 내 남아 있는 신부들은 끔찍한 고문 속에서 배교하지 않고 죽음을 맞이한 신부도 있었지만 그중에는 배교를 하고 일본에서 남아 살아가는 신부도 있었다.
그리고 책의 주인공 '로드리고'라는 포르투갈 신부는 하느님을 믿고 있는 일본인에게 종교활동을 할 수 있는 힘과 뿌리가 되기 위해서 그리고 배교를 한 '페레이라' 신부를 찾아가기 위해서 일본으로 향한다.
일본에 도착한 로드리고 신부는 마카오에서 편지와 소문으로 듣던 일본의 내용과는 다른 모습을 직접보게되고 그 모습을 편지형식으로 써 내려가면서 책의 전반 부분을 채워나가고 있다.
로드리고 신부는 자신이 알던 일본의 핍박과 일본의 상황 그리고 일본 관리가 생각하는 가톨릭에 대한 생각 등 기존에 자신이 몰랐던 이야기와 잘못 이해하고 있던 사실을 파악하게 되지만 그 속에서도 하느님의 믿음과 신앙은 변치 않는다.
하지만 재미있는 점은 로드리고 신부가 그때 당시의 일본의 상황에 대해서 알아가고 이해해 가는 것만큼 책을 읽는 독자도 로드리고신부와 동일하게 조금씩 조금씩 시야와 배경을 확장해 나가면서 로드리고 신부와 똑같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편지 형식이라기보다는 소설에 더욱 가깝게 등장인물과의 대화가 이어나가면서 독자들이 책에 더욱더 몰입할 수 있는 형식을 가져나가고 있어서 그런지 후반부는 순식간에 내용을 모두 읽어 버렸다.
책을 끝까지 읽다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들게 된다
거룩한 죽음이란 무엇인가?
과연 '거룩한 죽음'이란 무엇인가? 내가 가지고 있는 신념을 위해서 이 한 목숨 바쳐서 신념을 지켜 나가는 것인가?
자신의 종교를 지키기 위해서 배교하지 않고 순교하는 일본인 신자를 보고 '거룩한 죽음'이라고 할 수 있는가?
죽음을 통해서 누군가를 깨우칠 수 있게 하는 것이 거룩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사실 책을 읽고 난 이후에도 아직 마음에 드는 답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과연 나에게 '거룩한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고민만 생각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제는 나와 독자에게 묻는다
당신에게 '거룩한 죽음'이라는 것은 무엇이고 그것을 받아 드릴 수 있겠습니까?